사인하기 전에음악 계약 완전 가이드 (유통·퍼블리싱·공동작업 전부)
유통 계약과 퍼블리싱 계약은 다루는 대상이 다릅니다. 어떤 계약이 무엇을 가져가는지, 사인 전에 어디를 봐야 하는지 한 페이지에 정리했습니다.
책상 위에 계약서가 세 부 있습니다. 유통사에서 온 것, 퍼블리셔에서 온 것, 같이 곡을 쓴 친구와 정리하려는 합의서. 제목이 다 다르니 셋을 따로 공부해야 할 것 같고, 결국 셋 다 수수료율만 보고 넘기기 쉽습니다.
셋을 나란히 펴 보면 함정이 놓이는 자리는 같습니다. 무엇을 넘기는지 정하는 동사, 얼마나 묶이는지 정하는 기간, 어디까지 묶이는지 정하는 범위.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계약서는 이름으로 읽을 게 아니라 이 세 자리로 읽어야 하고, 그러면 처음 보는 종류의 계약서도 같은 순서로 읽힙니다.
이름이 다르면 대상이 다릅니다
같은 “맡기는” 계약이어도 다루는 대상이 다릅니다. 유통 계약은 녹음물을, 퍼블리싱 계약은 곡 자체를, 공동작업 합의는 지분을 다룹니다. 셋은 겹치지 않아서, 하나를 맺었다고 나머지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곡 하나에 셋이 동시에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 계약 | 다루는 것 | 자세히 |
|---|---|---|
| 유통 계약 | 그 녹음물을 플랫폼에 올리고 정산 | 7개 조항 |
| 퍼블리싱 계약 | 곡 자체의 저작권 관리·영업 | 무엇이 다른가 |
| 공동작업 합의 | 참여자 지분 | 스플릿 시트 |
| 프로듀서·비트 | 곡을 받을 때의 권리 형태 | 정해야 할 것 |
대상은 이름이 알려 줍니다. 위험은 이름이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건 아래 세 자리에 있습니다.
첫째 자리, 동사: 맡기는가 넘기는가
어느 계약이든 여기부터 봅니다. 관리를 맡기는 것인지, 소유를 넘기는 것인지. 문장 끝 동사 하나로 갈립니다.
“권리 관리를 위임한다” → 관리만 맡깁니다 “저작재산권을 양도한다” → 소유가 넘어갑니다 “음반제작자의 권리는 갑에게 귀속한다” → 가장 큰 몫의 주인이 바뀝니다
세 번째 문장이 걸고 있는 돈이 가장 큽니다. 음반제작자 몫은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 기준으로 매출액×48.25%와 곡당·가입자당 단가로 계산한 금액 중 많은 쪽입니다(한국음반산업협회 징수규정 제4조 제2항). 이 한 줄이 나머지 조항을 다 합친 것보다 큽니다.
자비로 만들었다면 유통사에 이 권리를 넘길 이유가 없습니다. 유통은 대행이지 권리 양수가 아닙니다.
둘째 자리, 기간: 끝난 뒤에도 남는 시간
기간은 두 개를 따로 봅니다.
- 계약 기간: 새 곡이 묶이는 기간
- 잔존 기간: 계약이 끝난 뒤에도 기존 곡을 계속 관리하는 기간
두 번째를 놓치기 쉽습니다. 계약이 3년인데 잔존 기간이 10년이면 그 곡은 사실상 13년 묶입니다. 계약서 첫 장에 크게 적힌 3년은 실제로 묶이는 시간의 4분의 1이 채 안 됩니다.
자동 연장과 통보 기한도 같이 보세요. “만료 3개월 전까지 통보”인데 달력에 적어 두지 않으면 그냥 연장됩니다. 계약 기간이 3년이면 2년 8개월 시점에 알림을 걸어 두세요.
셋째 자리, 범위: 이 곡만인가
“계약 기간 중 창작하는 모든 저작물”이라는 문구가 있으면 앞으로 만드는 곡이 전부 묶입니다. 기존 곡(카탈로그)까지 넣는 조항이 붙기도 합니다.
한 곡 때문에 사인했는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기간과 범위가 만나면 더 커지죠. 3년 동안 쓰는 모든 곡이, 잔존 기간까지 합쳐 13년.
세 자리를 지나면 보이는 것들
돈이 들어오는 방식
정산 주기와 지급 기한은 다른 개념입니다. “분기 정산, 종료 후 60일 지급”이면 1월 매출이 최대 5개월 뒤에 들어옵니다.
원자료를 주는지도 확인하세요. 총액만 적힌 정산서로는 검산할 수 없습니다. 플랫폼별·상품별 재생 수가 나오는 파일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드밴스(선급금)가 있다면 회수 방식을 보세요. 대부분 앞으로 들어올 내 몫에서 차감되고, 회수가 끝날 때까지 정산액이 0으로 찍힙니다. 받는 돈처럼 보여도 미리 당겨 쓰는 내 돈입니다.
2차 이용과 AI
내 동의 없이 이런 걸 할 수 있게 돼 있는지 봅니다.
- 광고·드라마·게임 삽입
- 커버·리믹스 허락
- AI 학습 데이터 제공
마지막 항목은 최근 계약서에 들어오기 시작한 조항입니다. 음저협의 AI 활용 음악 등록 기준은 협회 제8차 이사회에서 철회됐고, 지금은 AI 활용 음악저작물의 등록이 보류돼 있습니다. 학습 데이터 쪽은 확인한 공식 기준이 없습니다. 기준이 없는 동안 포괄 동의를 해 두면, 기준이 생겼을 때 내 몫을 따질 근거가 없어집니다. 건별 사전 동의로 두는 쪽이 안전합니다.
끝날 때
- 중도 해지가 되는가, 위약금은 얼마인가
- 해지 후 음원이 며칠 안에 내려가는가 (일수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 ISRC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가
- 옮긴 뒤 누적 재생 수와 최초 발매일이 유지되는가
마지막 두 개가 실무에서 큰 차이를 냅니다. 음원을 내렸다 다시 올리면 누적 기록이 초기화될 수 있습니다.
사인 전 최종 점검
- 관리 위임인가 권리 양도인가
- 음반제작자 권리가 나에게 남는가
- 계약 기간과 잔존 기간을 둘 다 확인했는가
- 자동 연장 통보 기한을 달력에 넣었는가
- 대상이 “이 곡”으로 한정되는가
- 정산 원자료를 받을 수 있는가
- 어드밴스 회수 방식을 확인했는가
- 2차 이용과 AI 학습에 건별 동의가 필요한가
- 해지 후 내림 기한이 일수로 적혀 있는가
돈이 어떻게 나뉘는지는 음원 정산 완전 가이드에, 발매 순서는 음원 발매 완전 가이드에, 낯선 용어는 용어 사전에 모아 뒀습니다.
수정 요청은 무례한 일이 아닙니다. 받아들여질지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요청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협상 여지가 전혀 없다는 답이 오면, 그 답이 그 회사와 몇 년을 보내는 게 어떨지 미리 알려 주는 셈입니다.
고친 기록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음악 계약은 이름이 달라도 함정이 놓이는 자리가 같다. 무엇을 넘기는지 정하는 동사(위임·양도·귀속), 얼마나 묶이는지 정하는 기간(잔존 기간·자동 연장), 어디까지 묶이는지 정하는 범위(모든 저작물). 이름이 아니라 이 세 자리로 읽으면 처음 보는 계약서도 읽힌다.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계약 3종 구분 SVG(아래 표와 내용이 겹치고 폰에서 글자가 작아짐). 기둥 글 링크는 마지막 줄 목록에서 본문 문장으로 옮겼습니다.
세 군데를 고쳤습니다. "AI 활용 음악의 등록 기준이 2026년 8월에 정리됐다" 는 반대였습니다. 음저협은 제8차 이사회에서 그 기준을 철회했고 지금은 AI 활용 음악저작물 등록이 보류돼 있습니다. "음반제작자 몫은 스트리밍 매출의 48.25%" 에는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 한정이고 단가 기준과 비교해 많은 쪽이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출처가 기관 홈페이지 주소뿐이고 본문과 관계없는 대중문화예술 표준계약서가 걸려 있어, 실제 근거인 징수규정 공고와 음저협 공지로 바꿨습니다. "유통사도 조정은 대부분 받아들인다" 는 근거가 없어 뺐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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