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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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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비트 계약: 곡을 받을 때 정해야 하는 것

비트를 사거나 프로듀싱을 맡길 때 "얼마 주면 되나요"만 정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곡을 못 씁니다. 돈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2026년 10월 13일 수정7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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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에게 곡을 받거나 비트를 살 때, 대화는 대개 세 줄로 끝납니다.

“이 트랙 얼마예요?” “OO만 원이요.” “네, 보내드릴게요.”

값은 정했는데 권리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돈은 이날 한 번 오가고 끝나지만, 권리는 그 곡이 살아 있는 내내 작동합니다. 곡이 조용히 묻히면 아무 일도 없고, 잘 되면 그때부터 “그래서 이 곡은 누구 거냐”는 질문이 시작됩니다.

그 질문에 아무것도 적어 두지 않았다면, 법의 기본값은 만든 사람 쪽에 서 있습니다. 저작권은 창작한 사람에게 생기고, 넘긴다는 합의가 없으면 넘어가지 않고, 넘겼더라도 적지 않은 권리는 남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비트 거래에서 문서가 없을 때 불리한 쪽은 대개 돈을 낸 쪽입니다. 종이에 적는 일은 사는 쪽이 먼저 챙겨야 합니다.

돈을 주면 곡이 내 것이 되나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엇갈립니다.

작곡이라는 창작 행위를 한 사람에게 저작권이 생깁니다. 돈을 줬다고 그 권리가 자동으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권리를 넘긴다는 합의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종이에 적을 것은 값이 아니라 지분, 독점 여부, 크레딧, 2차 이용입니다.

사는 쪽과 파는 쪽이 서로 다른 계약을 떠올립니다

같은 “곡을 받는다”도 형태가 넷입니다.

형태저작권특징
비트 라이선스프로듀서에게 남음정해진 범위에서 쓸 권리만 받음
독점 라이선스프로듀서에게 남음나만 쓸 수 있지만 소유는 아님
공동 저작나눠 가짐지분을 정해야 함
권리 양도나에게 넘어옴가장 비쌈. 문서가 반드시 필요

분쟁은 대부분 이 넷 중 어느 것인지 정하지 않고 시작합니다. 사는 쪽은 양도로 생각하고, 파는 쪽은 라이선스로 생각하죠. 그리고 문서가 없으면 법은 파는 쪽 생각에 더 가깝게 읽힙니다. 표에서 저작권이 사는 쪽으로 넘어오는 칸은 맨 아래 하나뿐이고, 거기에만 “문서가 반드시 필요”가 붙어 있습니다.

양도인가 이용허락인가

계약서를 받으면 이것부터 가려야 합니다. 조문이 둘을 나눠 놓았습니다.

양도는 권리 자체가 넘어갑니다. 넘긴 범위 안에서는 더 이상 원래 주인의 권리가 아닙니다.

이용허락은 권리는 그대로 두고 쓰게 해 주는 것입니다.

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제46조 제2항)

범위를 벗어난 이용은 허락받지 않은 이용입니다. 그래서 이용허락 계약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를 적는 게 거의 전부입니다. 적지 않은 용도는 허락받지 않은 용도가 됩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이용허락으로 얻은 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길 수 없습니다(제46조 제3항). 다만 조문이 요구하는 건 “동의”라서, 계약서에 양도·승계를 미리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 있으면 그 동의가 이미 있는 셈이 됩니다. 조문이 다루는 것도 “양도”이고 합병 같은 포괄승계는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계약서의 양도·승계 조항을 확인하세요.

전부 양도해도 따라가지 않는 권리

양도 계약을 받았다면 이 조문을 옆에 두세요.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 특약이 없는 때에는 제22조에 따른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추정한다.
저작권법 제45조 제2항 저작재산권의 양도

“전부 양도”라고 써 있어도 편곡·번안·리믹스를 만들 권리는 따라가지 않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넘기려면 계약서에 따로 적어야 합니다. 여기서도 기본값은 만든 사람 쪽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포함한다”는 문구가 있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그 한 줄이 있으면 상대가 곡을 편곡해 쓰는 길이 열립니다. 다만 저작인격권은 저작자 일신에 전속해서(제14조 제1항) 양도되지 않으므로 동일성유지권(제13조)은 여전히 저작자에게 남습니다. 저작인격권 불행사 조항이 같이 붙어 있는지도 보세요. 만든 쪽이라면, 그 한 줄이 없을 때 추정이 내 쪽에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값 말고 정해야 하는 다섯 가지

1. 지분

공동 저작이라면 작사·작곡·편곡을 각각 나눠서 적습니다. “반반”으로는 부족합니다. 스플릿 시트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프로듀서가 트랙만 만들고 멜로디는 내가 썼다면, 작곡 지분을 어떻게 볼지가 쟁점입니다. 관행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합의가 곧 기준입니다.

2. 독점인가

같은 비트를 다른 사람에게도 파는지 물어보세요.

비독점 라이선스는 싸지만, 내 곡과 똑같은 트랙을 쓴 다른 곡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곡이 잘 되면 이게 문제가 됩니다. 독점이라면 언제까지 독점인지도 정해야 합니다.

3. 크레딧 표기

어떤 이름으로, 어떤 역할로 적을지 정합니다. 메타데이터에서 봤듯이 크레딧 표기는 나중에 고치기 어렵습니다. 프로듀서의 활동명 표기를 미리 확인하세요.

4. 2차 이용

  • 광고·드라마에 곡이 쓰일 때
  • 리믹스·커버 허락
  • AI 학습 데이터 제공

마지막 항목은 음저협이 AI 활용 음악 등록 기준을 철회하고 등록을 보류한 상태라, 건별 사전 동의로 두는 게 안전합니다.

5. 유통과 정산 경로

누가 유통사에 등록하고, 정산이 어느 계좌로 들어와 어떻게 나뉘는지입니다. 정산 구조에서 봤듯이 저작권과 음반제작자 몫은 경로가 다릅니다. 프로듀서가 제작비를 댔다면 음반제작자 지위 이야기도 같이 해야 합니다.

해외 비트 마켓이라면

온라인 비트 마켓에서 사는 경우, 그 사이트의 라이선스 조건이 곧 계약서입니다.

  • 판매 수량 제한이 있는가 (스트리밍 몇 회까지 등)
  • 방송·광고 사용이 포함되는가
  • 나중에 독점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가

조건이 영어로 길게 적혀 있어도 읽어야 합니다. 특히 수량 제한은 곡이 잘 됐을 때 발목을 잡습니다. 안 될 때는 아무도 세지 않는 숫자라서요.

문서는 메일 한 통이면 됩니다

변호사가 없어도 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곡명] 관련 합의

1. 형태: 공동 저작
2. 지분: 작곡 A 50% / B 50%, 작사 A 100%, 편곡 B 100%
3. 독점 여부: 독점 (B는 동일 트랙을 타인에게 제공하지 않음)
4. 크레딧: A(작사·작곡), B(작곡·편곡)로 표기
5. 2차 이용: 광고·드라마·AI 학습은 양측 사전 동의
6. 유통: A가 등록, 정산은 각자 협회 지분대로

위 내용에 동의합니다.

서로 회신으로 “동의합니다” 한 줄이면 기록이 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낫습니다.

작업 시작 전 확인

  • 라이선스인가 양도인가 공동 저작인가
  • 작사·작곡·편곡 지분을 각각 정했는가
  • 독점 여부와 기간을 정했는가
  • 크레딧 표기명을 확인했는가
  • 2차 이용에 사전 동의가 필요한가
  • 합의 내용이 글로 남아 있는가

판단이 애매한 계약서를 받으셨다면 문의해 주세요.

곡이 안 될 때는 아무 문제가 없고, 문제는 잘 됐을 때 생깁니다. 그때 가서 적으려 하면 이미 양쪽이 같은 곡을 서로 다른 값으로 보고 있을 겁니다.

고친 기록

  1.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비트 거래에서 돈은 한 번 오가고 끝나지만 권리는 곡이 살아 있는 내내 작동하고, 아무것도 적지 않았을 때 법의 기본값(창작자에게 저작권 발생, 제45조 제2항 추정, 제46조 범위 제한)은 만든 사람 쪽에 있다. 그래서 문서가 없을 때 불리한 쪽은 대개 돈을 낸 쪽이다.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돈 지불 ≠ 저작권 이전" SVG(본문 문장과 겹치고 폰에서 글자가 작아짐).

  2. 세 군데를 고쳤습니다. 제46조 제3항을 "상대가 사업을 넘겨도 권리가 따라가지 않는다" 로 단정했는데, 조문이 다루는 것은 양도이고 합병 같은 포괄승계는 적혀 있지 않으며 계약서로 동의를 미리 받아 둘 수도 있어 그렇게 고쳤습니다.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넘겨도 동일성유지권(제13조)은 일신전속(제14조) 이라 남는다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AI 기준이 "정리되는 중" 이라던 문장은 음저협이 기준을 철회하고 등록을 보류한 상태로 바로잡았습니다. 저작권법 조문은 시행 2026. 8. 11. 판으로 다시 대조했습니다.

  3. 양도와 이용허락을 구분하는 조문 근거를 넣었습니다. 제46조는 이용허락이 "허락받은 방법과 조건의 범위 안" 으로 제한되고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길 수 없다고 정합니다.

  4. 제45조 제2항을 추가했습니다. 저작재산권 전부를 양도해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넘어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계약서에 "2차적저작물작성권 포함" 문구가 있는지가 갈림길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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