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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에 인쇄된 악보가 여러 단으로 펼쳐져 있다내 권리 찾기
사진: Unsplash

스플릿 시트 쓰는 법: 없이 작업하면 3년 뒤에 생기는 일

지분 다툼은 곡이 안 될 때가 아니라 잘 될 때 터집니다. 그때는 이미 기억이 다르고 증거가 없습니다. 작업 당일에 10분이면 끝나는 일입니다.

2026년 10월 13일 수정9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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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넷이 모여 곡을 만들었습니다. 한 명이 코드를 잡고, 한 명이 멜로디를 붙이고, 한 명이 가사를 쓰고, 한 명이 편곡을 했습니다. 그날 아무도 지분 얘기를 안 했습니다. 어색하니까요.

3년 뒤 그 곡이 드라마에 들어갑니다. 이제 네 명의 기억이 다릅니다.

그날 10분만 들여 종이 한 장에 누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적고 서명했다면 이 장면은 오지 않습니다. 그 종이가 스플릿 시트입니다. 안 적으면 법이 대신 정하는데, 이바지한 정도에 따라 나누고 그게 불분명하면 균등으로 추정합니다.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지분은 곡의 값이 0원일 때 정해야 공정하게 나옵니다. 아무도 결과를 모르는 날에는 숫자가 그냥 기록이지만, 곡이 뜬 다음에는 같은 숫자가 협상이 됩니다. 법이 주는 균등 추정도 합의가 아닙니다. 다툼이 거기서 시작될 뿐입니다.

왜 잘 될 때 터지는가

곡이 묻히면 아무도 지분을 묻지 않습니다. 돈이 0원이니까요. 분쟁은 금액이 생긴 다음에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는 대개 이런 상태입니다.

  • 작업 당시 대화는 카톡으로 흩어졌거나 지워졌습니다
  • 프로젝트 파일의 수정 이력만으로는 창작 기여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 각자 자기 기여를 실제보다 크게 기억합니다 (악의가 아니라 인지의 문제입니다)
  • 이미 협회에 누군가가 지분을 신고해 버렸습니다

마지막이 특히 곤란합니다. 먼저 등록된 신고 내용이 사실상 기준이 되고, 뒤집으려는 쪽이 자료를 들고 와야 합니다. 각 단체가 이의 절차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2026년 8월 29일 기준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다투실 거라면 소속 단체에 직접 문의하세요.

지분보다 먼저: 한 명이 반대하면 곡이 멈춘다

지분 다툼만 걱정하기 쉬운데, 곡을 묶어 두는 조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그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으며, 다른 저작재산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 이 경우 각 저작재산권자는 신의에 반하여 합의의 성립을 방해하거나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의 행사

넷이 만든 곡을 드라마에 넣으려면 네 명 전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한 명이 연락이 안 되면 그 곡은 멈춥니다. 지분이 10%든 40%든 마찬가지입니다. 내 지분을 남에게 넘길 때도 다른 사람 동의가 필요합니다. “내 몫이니까 내 마음대로”가 안 됩니다.

조문 끝에 안전장치는 있습니다. 신의에 반해 합의를 방해하거나 동의를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몽니를 부리면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기지만, 그건 소송이라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스플릿 시트의 한계도 보입니다. 지분표는 누가 얼마를 받는지를 정할 뿐, 한 명이 반대하면 곡이 멈추는 문제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종이에 연락처 칸이 지분 칸만큼 중요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쪽이 소송보다 훨씬 쌉니다.

안 적으면 법이 정하는 기본값

공동저작물의 이용에 따른 이익은 공동저작자 간에 특약이 없는 때에는 그 저작물의 창작에 이바지한 정도에 따라 각자에게 배분된다. 이 경우 각자의 이바지한 정도가 명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균등한 것으로 추정한다.
저작권법 제48조 제2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의 행사

여기서 말하는 “특약”이 곧 스플릿 시트입니다. 안 쓰면 법은 이바지한 정도를 따지고, 그마저 불분명하면 균등으로 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적었을 때 나오는 결과는 대략 균등입니다. 그러면 균등에 만족하는 팀은 안 써도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균등은 “추정”이라서, 누군가 “이바지한 정도가 명확한가”를 들고 나오면 그 순간부터 다툼입니다. 그 다툼의 비용이 스플릿 시트 10분보다 비쌉니다.

그런데 우리 곡이 공동저작물이 맞나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법이 말하는 공동저작물은 이렇습니다.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 (제2조 제21호)

가사와 곡은 대체로 분리해서 쓸 수 있습니다. 가사만 시집에 싣거나 멜로디만 연주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작사와 작곡은 통상 공동저작물이 아닌 것으로 봅니다. 반면 둘이 붙어 앉아 함께 멜로디를 만들었다면 분리가 안 되니 공동저작물입니다.

이 구분에 따라 위의 제48조가 적용되는지가 갈립니다. 다만 저작권법에는 “결합저작물”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고, 실제 사건에서 어느 쪽으로 판단되는지는 작업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여기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날 적어두면 다툴 일이 없습니다. 법적 성격을 가리는 건 안 적었을 때나 필요한 일입니다.

종이 한 장에 들어갈 것

거창한 계약서가 아닙니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그날 적어서 다 같이 서명하는 종이 한 장입니다.

법이 정한 양식도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증거로 쓰이려면 이 항목들은 있어야 합니다.

  • 곡 제목 (가제라도)
  • 작업 날짜와 장소
  • 참여자 전원의 본명, 예명, 연락처
  • 항목별 지분: 작사 / 작곡 / 편곡을 따로
  • 소속 신탁단체 (음저협 / 함저협 / 미가입)
  • 전원 서명 또는 서명 이미지

흔한 실수 세 가지

저작권과 인접권을 섞는다

“5:5로 나누자”는 합의가 나중에 깨질 수 있는 이유가 이겁니다. 무엇을 5:5로 나눈다는 걸까요. 곡의 저작권일까요, 음원 판매 수익일까요, 아니면 둘 다일까요.

“우리 5:5로 하자”가 가리킬 수 있는 것곡의 저작권음원 판매 수익
누구 몫작사·작곡·편곡실연 · 음반제작자
어디서 정산협회에서 정산유통사 · 음실련에서 정산

둘은 완전히 다른 돈입니다. 어느 쪽인지 안 적으면 3년 뒤에 서로 다른 걸 떠올립니다.

권리 지도에서 봤듯이 이건 완전히 다른 권리입니다. 스플릿 시트에는 저작권 지분만 적는 게 원칙입니다. 실연자 몫과 음반제작자 몫은 별도 문서로 정리하세요.

한 장에 다 적고 싶다면 표를 나누세요.

참여자작사작곡편곡실연제작 지분
A100%40%없음보컬50%
B없음40%30%기타50%
C없음20%70%없음없음

이렇게 적어두면 나중에 “우리 5:5였잖아”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습니다.

합이 100%가 아니다

작곡 지분을 A 40%, B 40%, C 30%로 적어놓는 식입니다. 협회 등록 단계에서 걸릴 수 있고(각 단체의 처리 방식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다시 연락을 돌려야 합니다. 서명 전 마지막 절차로, 항목마다 합이 정확히 100%인지 확인하세요.

편곡을 빼놓는다

“편곡은 원래 지분 안 주는 거 아니야?” 아닙니다. 편곡은 저작권 지분이 붙는 창작 행위입니다.

관행상 편곡 지분을 인정하지 않거나 낮게 잡는 경우가 있고, 곡에 따라 실제 기여도도 크게 다릅니다. 관행이 어떻든 그날 합의한 내용을 적으면 됩니다. 문제는 안 적는 것이지 몇 퍼센트냐가 아닙니다.

결과를 모를 때 꺼내면 어색하지 않다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법률이 아니라 분위기입니다. 작업 끝나고 “지분 정하자”고 하면 계산적으로 보일까 봐 다들 입을 다뭅니다.

작업 시작 전에 꺼내세요. “우리 나중에 헷갈리니까 오늘 끝나면 스플릿 시트 하나 쓰자” 라고 미리 말해두면 그건 계산이 아니라 절차가 됩니다.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정하니 오히려 공정하게 나옵니다.

곡이 잘 된 다음에 정하면 그때부터는 협상입니다. 같은 네 사람, 같은 곡인데 날짜만 바뀌어도 숫자를 정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정하기 애매하면

  • 동률로 나누세요. 참여자 3명이면 3분의 1씩입니다. 퍼센트로 적어야 하면 33.34 / 33.33 / 33.33%처럼 끝자리를 한 명에게 몰아 합이 정확히 100%가 되게 맞추세요. 완벽하진 않아도 아무것도 안 적은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 나중에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전원이 동의하면 개정본을 쓰면 됩니다. 확정본을 처음부터 만들려다 아무것도 못 쓰는 게 최악입니다.
  • “추후 협의”라고만 적지 마세요. 그렇게 두면 지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남고, 결국 제48조 제2항의 기여도·균등 추정으로 돌아갑니다.

서명한 뒤에

  • 서명본을 PDF로 만들어 참여자 전원에게 메일로 보냈다 (발송 기록 자체가 날짜 증거가 됩니다)
  • 원본을 각자 보관한다 (한 사람만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이 연락 두절될 때 곤란해집니다)
  • 협회 등록 때 신고한 지분과 스플릿 시트가 일치하는지 대조했다 (등록 단계에서 숫자가 틀어질 수 있습니다)

10분이면 끝납니다. 3년 뒤의 분쟁은 10분으로 안 끝납니다.

고친 기록

  1.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지분은 곡의 값이 0원일 때 정해야 공정하게 나옵니다. 같은 표도 곡이 뜬 뒤에는 협상이 되고, 안 적었을 때 법이 주는 균등 추정은 합의가 아니라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5:5" 모호함 SVG(같은 내용을 두 칸 표로 교체).

  2. "'추후 협의'라는 문구는 아무 효력이 없고 합의가 없었다는 증거로 쓰인다"는 단정을 고쳤습니다. 뒷받침하는 조문이나 판례를 찾지 못해, 지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제48조 제2항의 추정으로 돌아간다는 설명으로 바꿨습니다. 합이 100%가 아니면 "협회 등록 단계에서 반려된다"는 문장도 단체 규정을 확인하지 못해 낮췄고, 경험처럼 읽히는 빈도 표현을 뺐습니다.

  3. "3명이면 각 33.3%"는 합이 99.9%라 이 글이 바로 앞에서 경고한 실수를 그대로 저지르게 됩니다. 끝자리를 한 명에게 몰아 100%를 맞추라고 고쳤습니다. 도표에서 저작인접권 정산 경로를 "유통사"로만 적은 것도 실연자 몫은 음실련이라 함께 고쳤습니다.

  4.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을 추가했습니다. 공동저작물은 전원 합의 없이 행사할 수 없어서, 한 명이 반대하면 곡을 쓸 수 없습니다. 지분 다툼보다 실무에서 더 자주 걸리는 부분인데 빠져 있었습니다.

  5. 제48조 제2항(이바지 정도가 불분명하면 균등 추정)과 제2조 제21호를 근거로 넣었습니다. 표의 빈칸에 쉼표가 들어가 화면에 잘못 보이던 것도 고쳤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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