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권리 찾기크레딧에 내 이름이 빠졌을 때
저작재산권을 다 넘겨도 성명표시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양도가 안 되는 권리라서 그렇습니다. 조문으로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발매된 음원을 열어 보니 크레딧에 내 이름이 없습니다. 편곡을 했는데 편곡자 칸이 비어 있거나, 코러스를 넣었는데 참여자 목록에 안 들어가 있습니다. 지분은 이미 정리됐고 돈 문제도 아닌데, 다음 일을 구할 때 보여 줄 근거가 하나 사라졌습니다.
계약서에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한다”고 서명했더라도 이름을 요구할 권리는 남아 있습니다. 성명표시권은 저작인격권이고, 저작인격권은 넘길 수 없는 권리입니다. 노래하거나 연주한 실연자도 같은 구조의 권리를 가집니다.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크레딧은 정산이 다 끝난 뒤에도 남는 거의 유일한 주장이고, 법은 이 다툼을 돈보다 기록의 문제로 봅니다. 그래서 실제 승부는 증명에서 납니다.
돈은 팔 수 있어도 이름은 못 팝니다
저작권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계약서에서 사고파는 건 저작재산권 쪽입니다.
| 저작재산권 | 저작인격권 | |
|---|---|---|
| 무엇 | 복제·배포·공연·공중송신 |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
| 양도 | 양도됩니다 | 양도되지 않습니다 |
저작인격권은 저작자 일신에 전속한다.
“일신에 전속한다”는 그 사람에게만 붙어 있다는 말입니다. 양도도 상속도 되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일체를 양도한다”고 적혀 있어도 오른쪽 칸은 그대로 있습니다.
이름을 적는 건 배려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크레딧에 직접 걸리는 건 성명표시권입니다. 제12조 제2항이 이용하는 쪽의 의무를 정합니다.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저작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표시하여야 한다”이니 이용하는 쪽이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
“표시한 바에 따라”도 볼 만합니다. 내가 활동명을 쓰기로 했으면 활동명으로, 본명으로 했으면 본명으로 적어야 합니다. 마음대로 바꿔 적으면 그것도 어긋납니다.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예외가 있습니다. 매체 성격상 이름을 넣을 자리가 없는 경우 같은 것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읽힙니다. 어디까지가 부득이한지는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음원 크레딧처럼 넣을 칸이 있는 자리에서 그 예외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여기서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노래하거나 연주한 사람이라면
제12조는 작사·작곡·편곡자 같은 저작자의 권리입니다. 코러스나 세션처럼 노래하거나 연주한 실연자의 이름은 제66조가 같은 구조로 정합니다.
실연을 이용하는 자는 그 실연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실연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실연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두 조문을 나란히 놓으면 단어 몇 개만 다릅니다. 작곡가든 코러스든 이름에 대한 법의 태도는 같습니다.
법이 먼저 열어 둔 건 돈이 아니라 정정입니다
제127조가 청구할 수 있는 것을 정합니다.
저작자 또는 실연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
돈 대신, 또는 돈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크레딧 누락에서 당사자가 실제로 원하는 건 대개 이름이 다시 들어가는 것이고, 조문이 그 자리를 따로 열어 두었습니다. 크레딧 한 줄의 값을 돈으로 매기기 어렵다는 걸 법이 알고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조문은 실연자의 인격권도 함께 적고 있어서, 노래하거나 연주한 사람도 이 조항의 대상입니다. 실연자 쪽 권리는 권리가 세 갈래로 나뉘는 구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름이 아니라 곡이 바뀌었다면
곡이 잘리거나 바뀌어 나간 경우는 제13조 동일성유지권 쪽입니다. 저작자는 내용·형식·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집니다.
예외는 제13조 제2항에 다섯 가지가 열거돼 있습니다.
| 제13조 제2항의 예외 | 음원과의 관계 |
|---|---|
| 제25조에 따라 이용할 때 학교교육 목적상 부득이한 표현의 변경 | 교육 이용 |
| 건축물의 증축·개축 그 밖의 변형 | 거리가 멂 |
| 프로그램을 다른 컴퓨터에서 쓸 수 있게 하기 위한 변경 | 소프트웨어 이야기 |
| 프로그램을 특정 컴퓨터에서 더 효과적으로 쓰기 위한 변경 | 소프트웨어 이야기 |
|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의 변경” | 음원에서 실제로 다투게 되는 항목 |
다만 조문은 본질적인 내용의 변경은 예외에서 빠진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편곡이나 리메이크는 또 다른 층입니다. 그건 2차적저작물작성권 문제이고, 저작재산권을 넘겨도 편곡권은 안 넘어간다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승부는 증명에서 납니다
권리가 확실해도 내가 참여했다는 걸 보여 주지 못하면 정정 요청은 힘을 잃습니다. 법으로 가기 전에 대개 정정으로 끝나고, 그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 어디가 틀렸는지 특정 유통사 시스템의 크레딧인지, 플랫폼 표기인지, 저작권 등록 정보인지 고치는 주체가 다릅니다. 플랫폼 표기는 대개 유통사를 통해 수정 요청이 들어갑니다
- 근거 모으기 작업 파일, 주고받은 메시지, 정산 내역 스플릿 시트가 있으면 그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 서면으로 정정 요청 메일이면 충분합니다 통지했는데도 고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나중에 의미를 갖습니다
- 그래도 안 되면 변호사와 상의할 단계입니다
오늘 확인할 것
- 최근 참여한 곡의 크레딧을 유통사 시스템과 플랫폼 양쪽에서 확인했는가
- 활동명과 본명 중 어느 쪽으로 표시할지 상대에게 알렸는가
- 참여를 보여 줄 작업 파일·메시지·스플릿 시트를 보관하고 있는가
- 누락을 발견했다면 정정 요청을 메일로 남겼는가
처음부터 크레딧이 정확히 들어가게 하는 쪽이 고치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발매 전에 무엇을 확정해야 하는지는 발매 일정표의 D-21 항목에 있고, 크레딧을 정하는 것과 지분을 정하는 것은 같은 일입니다.
고친 기록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크레딧은 계약으로 돈을 다 넘긴 뒤에도 남는 몇 안 되는 권리이고, 제127조가 손해배상 대신 정정을 청구할 자리를 열어 둔 것은 이 다툼이 돈보다 기록의 문제라는 걸 법이 인정한 것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실제 승부는 증명에서 나고, 크레딧을 정하는 일은 지분을 정하는 일과 같습니다.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 구조를 그린 SVG 그림(같은 내용을 표로 바꿨습니다). 정정 순서는 단계 목록으로 옮겼습니다.
코러스·연주자처럼 실연자의 이름이 빠진 경우의 근거 조문이 빠져 있었습니다. 작사·작곡·편곡자는 제12조, 노래하거나 연주한 실연자는 제66조가 같은 구조로 성명표시 의무를 정한다는 것을 원문 인용과 함께 넣었습니다.
제13조 제2항의 예외를 네 가지로 묶어 적었는데 조문에는 다섯 호가 있습니다. 프로그램 관련 두 호(다른 컴퓨터에서 쓰기 위한 변경, 특정 컴퓨터에서 더 효과적으로 쓰기 위한 변경)를 하나로 합쳐 버린 것이라 조문대로 다시 폈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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