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곡은 누구 것인가: 약관 세 개를 읽었습니다
수노, 유디오, 사운드로우의 이용약관을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세 곳이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한 곳은 결과물을 아예 못 내려받게 되어 있습니다.
AI로 곡을 만들어 놓고 발매를 알아보다 보면 같은 질문에 걸립니다. 이거 내 곡 맞나. 팔아도 되나.
검색하면 “AI 음악도 상업적으로 쓸 수 있다”는 글이 많이 나옵니다. 수노, 유디오, 사운드로우의 약관을 원문으로 열어 보니 그 말이 통째로 맞는 곳은 없었습니다. 수노는 유료 요금제에서만 권리를 넘기고, 유디오는 돈을 내도 파일을 못 받게 하고, 사운드로우는 소유권 대신 이용 허락을 빌려줍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따로 있습니다. 권리를 넘겨준다는 수노조차 그 권리가 존재한다고는 보증하지 않습니다. 약관이 정하는 건 회사와 나 사이의 약속이고, 그 곡이 저작물인지는 약관 밖의 문제입니다.
세 곳을 나란히 놓으면
| Suno | Udio | SOUNDRAW | |
|---|---|---|---|
| 결과물의 권리 | 유료 요금제라면 나에게 넘김 | 요금제와 무관하게 회사가 소유 | 회사가 보유하고 쓸 권한을 빌려줌 |
| 내려받기 | 내려받은 것에 한해 상업적 이용 | 다운로드 금지 | 구독하면 내려받아 사용 |
| 상업적 이용 | 무료는 개인·비상업만 | 금지 | 허용. 스트리밍 배포는 아티스트 플랜에서 수정 필요 |
2026년 9월 4일에 각 사 약관을 열어 확인하고 10월 12일에 다시 확인한 내용입니다. 약관은 자주 바뀝니다.
표를 세로로 보면 “AI 음악은 상업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 왜 위험한지 보입니다. 같은 질문에 세 회사가 세 가지로 답합니다.
Suno: 넘겨주지만 보증은 안 합니다
수노는 요금제로 갈립니다. 무료와 베이직은 이렇습니다.
If you are a user of the free or basic tier of the Service then you covenant and agree that you will only use such Outputs for your lawful, personal and non-commercial purposes.
유료(Pro·Premier)는 반대로, 수노가 가진 결과물의 권리를 사용자에게 양도합니다. 조건은 둘입니다.
첫째, 내려받은 것만 상업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하지 않은 결과물의 상업적 이용은 약관이 막습니다. 요금제마다 다운로드 개수가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둘째가 더 중요합니다. 저작권이 생긴다는 보장은 하지 않습니다.
Due to the nature of machine learning, Suno makes no representation or warranty to you that any copyright will vest in any Output.
권리를 넘겨주는 것과 그 권리가 애초에 존재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회사는 “우리 몫은 넘긴다”고 하면서 “그게 저작권으로 인정될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적어 둔 셈입니다. 빈 상자를 넘겨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로 읽힙니다.
상자가 빌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판결이 해외에 있습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D.C. Circuit)은 사람의 관여 없이 AI가 자율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Thaler v. Perlmutter, 2025. 3. 18. 선고, 사건번호 23-5233). 연방대법원은 2026년 3월 2일 이 사건의 상고허가 신청을 기각했습니다(No. 25-449). 다만 이 사건은 사람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전제였으니, 프롬프트를 넣어 만든 결과물에 그대로 옮겨 올 수는 없습니다. AI 학습과 공정이용에서 봤듯 국내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Udio: 돈을 내도 파일이 없습니다
유디오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약관 6조는 회사와 라이선서가 결과물의 모든 권리를 갖고, 혹시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회사에 양도한다고 정합니다. 사용자에게 남는 건 이 범위입니다.
you may use Output solely for your personal and non-commercial purposes, provided that you may not download any copies of your Output from the App for any purpose.
1조 2항은 더 구체적입니다. 결과물을 내려받거나 복제·배포하지 말 것, 그리고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스포티파이·사운드클라우드 같은 플랫폼에 올리지 말 것을 서비스 이름까지 들어 금지합니다. 5조는 상업적 목적의 이용을 금지 항목으로 나열합니다.
수노와 비교하면 구조가 선명합니다. 수노에서는 다운로드가 상업적 이용의 열쇠이고, 유디오는 그 열쇠 자체를 주지 않습니다. 파일을 받을 수 없으면 발매는 시작도 못 합니다. 발매를 염두에 두고 이 도구를 쓰고 있었다면 약관과 어긋납니다.
현재 약관의 최종 개정일은 2025년 11월입니다.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는 약관에 이유가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SOUNDRAW: 빌려주는 방식
사운드로우는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이용 허락을 줍니다. 구독하면 내려받은 트랙을 쓸 권한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여기도 요금제로 갈립니다. license 페이지는 모든 플랜에 공통으로 허용되는 목록(유튜브·소셜·라이브 스트림·게임·라디오·TV)과 아티스트 플랜 항목을 따로 두고, 스포티파이 같은 DSP 배포는 아티스트 플랜 쪽에만 둡니다. “아티스트 플랜은 크리에이터 플랜의 모든 기능에 DSP 배포 기능이 더해진 것”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플랜이라면 트랙을 아무리 고쳐도 발매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조건 | 내용 |
|---|---|
| 스트리밍 배포 | 아티스트 플랜에서만 가능하고, 그 안에서도 트랙을 수정해야 함 |
| Content ID 등록 | 금지 |
| 스톡 오디오 판매 | 수정한 결과물이라도 금지 |
| 구독 해지 | 아티스트 플랜의 명상·로파이·휴식용 콘텐츠는 받은 그대로 썼다면 구독 중에만 게시 유지 |
마지막 줄의 근거는 license 페이지의 “Artist Plans: Use SOUNDRAW for Meditation, Lo-Fi, and Relaxation Content” 항목 하나뿐입니다. 영상 배경음악처럼 다른 용도에도 같은 조건이 붙는지는 공개된 license 페이지와 이용약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용약관이 가리키는 요금제별 별표(Schedule)는 열람하지 못했습니다.
Content ID 등록 금지도 함께 보세요. 금지 이유는 약관에 없습니다. 사운드로우는 오히려 요청마다 새 목록이 생성돼 같은 트랙을 두 번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안내합니다. 이유와 무관하게 “Not OK” 목록에 들어 있다는 것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약관이 정하지 못하는 것
세 곳을 가르는 축은 셋입니다. 권리가 어디로 가는가, 내려받을 수 있는가, 구독을 끊으면 어떻게 되는가. 제 해석으로는 발매를 실제로 막는 건 앞의 것보다 뒤의 두 개입니다. 권리가 내 것이어도 파일이 없거나 구독과 함께 사라지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셋 중 어느 것도 저작권을 정해 주지 않습니다. 회사가 “팔아도 된다”고 한 것은 그 회사와 나 사이의 계약이지, 저작권법상 지위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그 곡이 저작물로 인정돼 등록·신탁되느냐는 별개이고, 그쪽은 음저협 기준이 철회된 뒤로 등록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구독을 끊은 뒤, 약관이 바뀐 뒤
수노는 2026년 9월 3일 발효 약관에 이런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내려받은 결과물에 대한 권리 양도와 상업적 이용 권리는 영구적이고, 다운로드 한도를 다 썼거나 요금·한도가 나중에 바뀌거나 구독이 만료·해지·하향·정지돼도 영향받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Any assignment made to you under the paragraphs above, and the commercial use rights described in this paragraph with respect to a Download you have obtained, are perpetual and are not affected by your exhaustion of your Download allotment, by any later change to allotments or pricing, or by the expiry, cancellation, downgrade or suspension of your subscription.
이건 구독을 끊은 뒤에 대한 답입니다. 약관 자체가 바뀌어도 예전 약관을 그대로 적용해 준다는 조항은 아니고, 그런 조항은 세 곳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수노는 중대한 변경을 서비스 화면·팝업·이메일로 알리겠다고 했지만, 바뀐 약관은 발효 시점부터 계속 이용하는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쓰기 전에 확인할 것
- 내가 쓰는 요금제가 무엇인지. 같은 서비스도 무료와 유료가 다릅니다(수노)
- 결과물을 파일로 받을 수 있는지. 받을 수 없으면 발매는 불가능합니다(유디오)
- 발매·DSP 배포가 내 플랜에 들어 있는지(사운드로우 아티스트 플랜)
- 구독을 끊은 뒤 이미 낸 곡이나 올린 영상이 어떻게 되는지
- 약관을 읽은 날짜를 적어 두기. 여기 적은 내용은 2026년 10월 12일에 다시 확인한 것입니다
- 발매 직전에 약관을 다시 열어 보기
세 곳 중 어디를 쓰든, “팔아도 된다”는 약관 한 줄과 “내 저작물이다”라는 법적 지위는 따로 확인해야 하는 두 가지입니다.
고친 기록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약관이 정하는 건 회사와 나 사이의 약속일 뿐이고, 권리를 넘긴다는 수노조차 그 권리가 존재한다고 보증하지 않으니, 발매를 실제로 가르는 축은 소유권보다 "파일을 받을 수 있나"와 "구독을 끊으면"입니다. Thaler 판결은 사람이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전제라 프롬프트 결과물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는 한계를 붙였습니다. 유디오 약관 개정 시기를 음반사 분쟁 정리 시기와 엮은 문장은 1차 출처가 없어 뺐고, 음저협 철회 글로 가는 링크 문구 "비어 있는 상태"는 "등록이 보류된 상태"로 맞췄습니다. 마무리는 체크리스트로 바꿨습니다. 숫자·약관 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세 도구 권리 비교 그림(SVG)을 같은 내용의 표로 교체.
"이미 만든 결과물이 예전 약관으로 남는다는 조항은 세 곳 어디에도 없다"고 적었는데, 수노 약관(2026-09-03 발효)에는 내려받은 결과물의 권리 양도와 상업적 이용 권리가 영구적이고 구독 해지·하향이나 요금·다운로드 한도 변경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넣고 문장을 고쳤습니다. 사운드로우의 "구독 중에만 게시 유지"는 license 페이지에서 아티스트 플랜의 명상·로파이·휴식용 콘텐츠 항목 아래에만 적혀 있어 범위를 좁혔습니다. Thaler 사건은 2026년 3월 2일 연방대법원이 상고허가 신청을 기각한 사실을 더했습니다.
사운드로우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DSP 배포는 수정만으로 열리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 플랜에서만 됩니다. Content ID 금지 이유를 "여러 사람이 같은 트랙을 쓰는 구조라서" 라고 단정했는데 약관에 근거가 없고, 회사는 오히려 트랙이 겹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안내합니다. "약관은 공지 없이 바뀐다" 도 틀렸고, "판례가 없다" 는 국내로 한정해야 맞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메일로 구독 신청메일로 신청하시면 직접 명단에 넣어 드립니다. 광고성 메일은 보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