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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장비에 노란색과 초록색 케이블이 가지런히 연결되어 있다AI, 어디까지 되나
사진: Unsplash

규정 해설

내 곡이 AI 학습에 쓰였다면 막을 수 있나

공정이용 조문을 직접 읽어보면 흔히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법은 2016년에 판단요소에서 영리성을 삭제했습니다. 조문과 안내서를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2026년 10월 13일 수정7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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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생성 도구에서 내 목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나오는 걸 듣고, 학습 데이터에 내 음원이 들어갔나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색하면 “공정이용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과 “명백한 침해다”라는 말이 같이 나옵니다.

지금 답은 둘 다 아닙니다. 국내에는 판례가 없고, 정부 문서는 참고자료입니다. 다만 한국 조문을 직접 읽으면 한 가지는 분명해집니다. “AI 회사가 돈을 버니까 공정이용이 아니다”라는 가장 직관적인 논리는 한국에서 바로 서지 않습니다. 2016년에 그 항목을 법에서 지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악인이 실제로 기댈 자리는 다른 데 있습니다. 법정보다 앞에서 막히는 증명 문제도 있습니다.

영리성은 10년 전에 지워졌습니다

공정이용은 저작권법 제35조의5입니다. 판단할 때 고려하라는 항목이 제2항에 네 개 있습니다.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저작권법 제35조의5 제2항 시행 2026. 8. 11., 법률 제21336호

미국 조문을 옮겨 온 제도라 미국 기준으로 설명하는 글이 많은데, 한 군데가 다릅니다. 미국 조문의 첫 번째 요소에는 상업적 성격인지를 본다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한국 조문에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게 아니라, 지운 겁니다.

  1. 2011 공정이용 조항 신설 한미 FTA 이행
  2. 2016 영리성 요소와 목적 제한 삭제 법률 제14083호, 시행 2016년 9월 23일
  3. 2026. 2. 문체부·저작권위원회 안내서 발간 참고자료. 5월에 영문본

법제처가 정리한 개정이유를 보면,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으로 한정하던 공정이용의 목적을 삭제하고 판단 시 고려사항 중 영리 또는 비영리성을 삭제한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AI와 관계가 없었죠. 목적과 고려사항이 제한적이어서 공정이용 조항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10년 전 다른 이유로 넓혀 둔 문이, 지금 AI 학습 논쟁에서 개발사 쪽에 유리한 출발선이 됐습니다. 영리성은 여전히 첫 번째 요소인 이용의 목적 및 성격 안에서 함께 고려될 수 있지만, 독립된 판단 항목은 아닙니다. “돈을 버니까 안 된다”는 한 줄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음악인이 기댈 칸은 두 개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026년 2월 26일 안내서를 냈습니다. 제목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입니다.

성격부터 봐야 합니다. 문체부 보도자료는 이 안내서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참고자료”로 소개합니다. 안에 실린 가상 사례도 문체부와 저작권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아니며, 실제 공정이용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이건 괜찮다”고 정해 준 문서가 아닙니다.

내용은 네 요소를 각각 어느 쪽으로 기울게 하는지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요소공정이용에 유리한 쪽불리한 쪽
이용의 목적 및 성격범용 능력을 만드는 학습원 저작물의 표현을 그대로 생성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창작성이 낮은 글문학·예술적 창작성이 높은 것
이용된 비중과 중요성목적에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그 범위를 넘는 이용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원 저작물의 판매를 대체하지 않음경제적 손해를 일으킴

이 표는 안내서 원문 PDF가 아니라 안내서를 정리한 법무법인 자료를 통해 확인한 내용입니다. 원문 확인 후 다르면 고치겠습니다. 네 요소 자체는 위 조문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표를 음악에 대 보면 칸마다 무게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첫째 칸은 개발사가 “범용 능력을 만드는 학습”이라고 내세우기 쉬운 자리이고, 셋째 칸은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해진 게 없어 어느 쪽으로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남는 건 둘째와 넷째입니다. 곡과 음원은 창작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고, 같은 스타일의 결과물이 쏟아지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장할 여지가 생깁니다. 영리성이 빠진 자리를 시장 영향이 대신 메우고 있는 모양으로 읽힙니다.

법정보다 먼저 막히는 곳: 증명

그래서 막을 수 있느냐. 솔직하게 나누면 이렇습니다.

확실한 것판단 기준은 네 요소이고, 영리성은 독립 항목이 아닙니다
확실한 것정부 문서는 참고자료이고, 국내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모르는 것어떤 학습이 공정이용으로 인정될지
모르는 것내 음원이 실제로 학습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방법

실무에서 더 큰 건 마지막 줄입니다. 침해를 주장하려면 쓰였다는 걸 보여야 하는데, 학습 데이터 목록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학습에 쓰였다는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네 요소를 다투기도 전에 입구에서 막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건 사후 소송보다 사전 차단입니다. 협회에 신탁했다면 협회의 입장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음저협은 홈페이지에 관리 저작물을 AI 학습에 쓰려면 사전 서면 이용허락이 필요하고 자동화 도구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걸어 두고 있습니다. 등록 기준은 철회됐지만 이 입장은 그대로입니다.

유통사와 플랫폼 약관도 볼 자리입니다. AI 학습 이용에 관한 조항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계약서에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는 유통 계약 조항 정리에 있습니다.

지금 해 둘 수 있는 것

  • 내 곡이 어느 단체에 신탁돼 있는지, 그 단체가 AI 학습에 대해 어떤 입장을 공지했는지 확인한다. 신탁하지 않은 곡이라면 판단은 본인 몫이다
  • 새로 맺는 유통·퍼블리싱 계약서에서 AI 학습 관련 조항을 찾는다. 있다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한다
  • 내 사이트나 배포 채널에 이용 조건을 밝혀 둔다. 크롤링 차단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효력이 있는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건을 밝혀 둔 시점의 기록은 남는다

제 예상으로는 앞으로 1~2년 사이에 판례든 입법이든 무언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까지는 “안 된다”도 “된다”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확정되는 것이 생기면 이 글을 갱신하겠습니다.

고친 기록

  1.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2016년에 AI와 무관한 이유로 영리성을 판단요소에서 지운 결과, "AI 회사가 돈을 버니까 침해"라는 가장 직관적인 논리는 한국에서 바로 서지 않고, 음악인이 기댈 칸은 저작물의 종류와 시장 영향 둘로 좁혀지며, 그보다 먼저 학습 목록 비공개라는 증명 문제가 입구를 막습니다. 그래서 지금 작동하는 건 사후 소송보다 사전 차단(신탁단체 입장, 계약 조항)이라는 흐름으로 짰습니다. "조건을 밝혀둔 기록은 시장 영향 주장의 근거가 된다"는 단정은 근거가 없어 "기록은 남는다"로 낮췄고, 1~2년 안에 판례·입법이 나온다는 문장은 제 예상으로 표시했습니다.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2011·2016·2026 경과 그림(SVG)을 단계 목록으로 교체.

  2. "안내서는 스스로 유권해석이 아니라고 밝힌다"고 적었는데, 문체부 보도자료가 유권해석이 아니라고 밝힌 대상은 안내서에 실린 가상 사례입니다. 안내서 자체는 "참고자료"로 소개됩니다. 본문, 도표 문구, 정리 표를 그에 맞게 고쳤습니다. 조문(제35조의5)과 2016년 개정이유, 발간일은 다시 대조해 그대로 맞았습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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