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보호기간 계산법: 70년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사망 후 70년으로만 외우고 계신다면 네 군데서 틀립니다. 기산점, 방송 50년, 1987~1994년 음반의 50년 특례, 그리고 저작자를 모를 때. 조문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짧게 답하면
- 곡(작사·작곡)의 저작권은 저작자가 사망한 다음 해부터 70년입니다.
- 음반·실연은 발행하거나 실연한 다음 해부터 70년, 방송은 50년입니다.
- 1987년 7월 1일부터 1994년 6월 30일 사이에 생긴 음반·실연은 50년입니다(부칙 제4조).
1990년대 초 가요 한 소절을 샘플링하려고 계산을 해 봅니다. 작곡가가 아직 살아 있으니 곡은 한참 남았고, 녹음도 “70년”이니 당연히 살아 있겠지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곡과 녹음은 시계가 따로 돕니다. 곡(작사·작곡)은 저작자가 사망한 다음 해부터 70년, 음반과 실연은 발행하거나 실연한 다음 해부터 70년, 방송은 50년입니다. 그리고 1987년 7월 1일부터 1994년 6월 30일 사이에 생긴 음반·실연은 70년이 아니라 50년입니다.
마지막 줄이 이 계산에서 가장 자주 빠집니다. 제 계산으로는 1994년 6월 30일에 생긴 음반과 7월 1일에 생긴 음반이 하루 차이로 보호기간이 20년 갈립니다. 조문을 따라가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이 법은 기간을 늘릴 때 소급하지 않고, 권리자가 묵혀서 기간을 늘리는 것도 막아 둡니다.
기본표와 “다음 해부터”
| 기산점 | 기간 | |
|---|---|---|
| 저작재산권 | 저작자가 사망한 다음 해부터 | 70년 |
| 실연 | 실연을 한 때의 다음 해부터 | 70년 |
| 음반 | 음반을 발행한 때의 다음 해부터 | 70년 |
| 방송 | 방송을 한 때의 다음 해부터 | 50년 |
기산은 그 날부터가 아니라 다음 해 1월 1일부터입니다. 저작인접권은 제86조 제2항이 “해당하는 때의 다음 해부터 기산하여”라고 하고, 저작재산권은 제44조(보호기간의 기산)가 “저작자가 사망하거나 저작물을 창작 또는 공표한 다음 해부터 기산한다”고 따로 정합니다. 만료 연도를 따질 때 1년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방송만 50년이라는 것도 놓치기 쉽습니다. 저작인접권을 한 덩어리로 묶어 70년이라고 하면 틀립니다.
저작인접권(실연자의 인격권은 제외한다. 이하 같다)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의 다음 해부터 기산하여 70년(방송의 경우에는 50년)간 존속한다.
하루 차이로 20년: 1987년부터 1994년까지의 음반
표의 “음반 70년”에는 시기로 갈리는 예외가 있습니다. 저작권법 부칙 제4조 제1항입니다.
① 제3조에도 불구하고 법률 제8101호 저작권법 전부개정법률 부칙 제2조제3항의 개정규정에 따라 1987년 7월 1일부터 1994년 6월 30일 사이에 발생한 저작인접권은 1994년 7월 1일 시행된 법률 제4717호 저작권법중개정법률 제70조의 개정규정에 따라 그 발생한 때의 다음 해부터 기산하여 50년간 존속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 구간은 비어 있는 시기가 아닙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음반이 통째로 여기 들어가고, 그 음반들의 저작인접권은 50년입니다.
| 발생 시기 | 저작인접권 보호기간 |
|---|---|
| 1987. 6. 30. 이전 | 옛 법 기준.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
| 1987. 7. 1. ~ 1994. 6. 30. | 발생한 때의 다음 해부터 50년 (부칙 제4조) |
| 1994. 7. 1. 이후 | 원칙대로 (현행 70년, 방송 50년) |
이 표를 실제 연도로 옮겨 보면 경계가 얼마나 가파른지 보입니다. 아래는 위 조문과 연장 시행일로 제가 계산한 것입니다.
| 음반이 생긴 날 | 기산 | 기간 | 만료 |
|---|---|---|---|
| 1994년 6월 30일 | 1995년 | 50년 (부칙 제4조) | 2044년 말 |
| 1994년 7월 1일 | 1995년 | 70년 (2013년 연장 당시 살아 있었음) | 2064년 말 |
같은 조 제2항은 한 걸음 더 갑니다. 그 시기 저작인접권 중 옛 법의 20년이 지나 이미 소멸했던 것은 이 법 시행일부터 회복되어 저작인접권자에게 돌아갑니다. 다만 회복된 뒤의 존속기간은 처음부터 50년이었다면 남았을 잔여기간까지입니다. 제3항은 회복 전에 이용한 행위는 침해로 보지 않는다고 못 박습니다.
경계가 생긴 이유는 연장이 소급하지 않아서입니다
저작재산권의 70년은 한·EU 자유무역협정을 이행하려고 2011년 6월 30일 개정(법률 제10807호)에서 들어왔습니다. 개정이유는 “저작권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함(안 제39조)“입니다.
저작인접권의 70년은 한 해 뒤 다른 법으로 들어왔고 시행일도 다릅니다. 법률 제11110호 부칙 제1조 단서가 제86조 개정규정을 2013년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개정이유도 “방송을 제외한 저작인접권의 보호기간을 2013년 8월 1일부터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함”이라고 씁니다.
같은 부칙 제3조에 따라 시행 전에 이미 소멸한 권리는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기준으로 70년”을 그대로 대입하면 옛날 것일수록 틀립니다. 1987년 7월 이전 녹음이 표에서 “개별 확인”으로 남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묵혀 둔다고 기간이 늘지는 않습니다
실연과 음반에는 각각 단서가 붙습니다. 방향은 반대지만 목적은 같아 보입니다.
| 경우 | 원칙 | 단서가 걸리면 |
|---|---|---|
| 실연 | 실연을 한 때 | 실연한 때부터 50년 안에 그 실연이 담긴 음반이 발행되면 음반 발행 시점으로 옮겨감 |
| 음반 | 발행한 때 | 음을 처음 고정한 때의 다음 해부터 50년이 지나도록 발행하지 않으면 처음 고정한 때 |
| 업무상저작물 (제41조) | 공표한 때부터 70년 | 창작한 때부터 50년 안에 공표되지 않았다면 창작한 때부터 70년 |
음반 줄이 가장 직관적입니다. 녹음해 두고 바로 발매하면 발행일이 기산점입니다. 50년 넘게 창고에 묵혔다가 뒤늦게 발매하면 기산점은 발행일이 아니라 처음 고정한 날로 돌아갑니다. 이 단서가 없으면 오래된 녹음을 발매하는 것만으로 보호기간을 계속 늘릴 수 있습니다.
회사 이름으로 공표된 업무상저작물에도 같은 모양의 단서가 붙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보호기간 조문 전체가 “권리자가 시점을 골라 기간을 늘리지 못하게” 한 방향으로 짜여 있고, 위의 “소급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합쳐지면 결국 날짜가 모든 걸 정하게 됩니다.
저작자를 모르는 곡이라면
옛날 음반을 보면 작곡가 이름이 없거나 예명만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망일을 모르면 제39조로는 계산이 안 되니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무명이거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명이면 제40조로 공표된 때부터 70년입니다. 그 기간 안에 실명이 밝혀지거나 제53조 제1항의 실명등록이 있으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고 원칙(사망 후 70년)으로 돌아갑니다.
곡은 살아 있는데 녹음은 풀리는 경우
기산점이 다르니 이런 일이 생깁니다. 작곡가가 1995년에 곡을 쓰고 같은 해 음반이 발행됐는데, 작곡가는 2040년에 사망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 권리 | 기산 | 만료 |
|---|---|---|
| 곡의 저작재산권 | 사망한 다음 해인 2041년부터 70년 | 2110년까지 |
| 1995년 음반의 저작인접권 | 발행한 다음 해인 1996년부터 70년 | 2065년까지 |
2065년이 지나면 그 녹음은 음반제작자 허락 없이 쓸 수 있지만, 곡은 45년 더 보호됩니다. 녹음 파일을 그대로 써도 곡에 대한 저작권료는 그때도 발생합니다.
1995년 음반이 70년을 받는 건 2013년 8월 1일 연장 시행 당시 50년 기준으로도 아직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2045년까지). 이미 소멸한 권리는 연장으로 되살아나지 않으니, 1987년 7월 이전 녹음은 이 계산을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됩니다.
권리가 두 층으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보호기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계산하기 전에 확인할 것
공동저작물이면 제39조 제2항에 따라 “맨 마지막으로 사망한 저작자가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한다”가 기준입니다. 다만 작사와 작곡이 분리돼 각각 별개 저작물로 볼 수 있다면 공동저작물이 아니라 각자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국내 저작권법 기준입니다. 외국 저작물은 나라마다 기간이 다르고 상호주의가 적용됩니다.
- 쓰려는 게 곡(악보를 보고 새로 연주)인가, 옛날 음원 파일 자체인가
- 공동저작물이라면 마지막으로 사망한 저작자가 누구인가
- 오래 묵혀 뒀다 발매된 음원이라 기산점이 발행일이 아닐 수 있는가
- 음반·실연이 1987년 7월부터 1994년 6월 사이에 생겼는가 (그렇다면 50년, 결론이 20년 달라집니다)
- 외국 저작물인가
애매하면 쓰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보호기간 계산을 잘못해서 생기는 분쟁은 “몰랐다”로 넘어가지지 않습니다.
고친 기록
본문을 다시 썼습니다. 주장: 보호기간 조문은 "묵혀서 늘리지 못하게"와 "소급하지 않는다" 두 원칙으로 짜여 있고, 그 결과 1994년 6월 30일에 생긴 음반과 7월 1일에 생긴 음반은 하루 차이로 보호기간이 20년 갈립니다(부칙 제4조와 연장 시행일로 계산한 해석). 숫자·조문·인용은 그대로. 뺀 도표: 녹음 후 바로 발매한 경우와 묵혀 둔 경우의 기산점을 비교한 SVG 타임라인 (같은 내용을 표로 바꿨습니다). 마무리 확인 항목은 체크리스트로 옮겼습니다.
부칙 제4조 제1항 인용에서 앞부분("제3조에도 불구하고 법률 제8101호 저작권법 전부개정법률 부칙 제2조제3항의 개정규정에 따라")이 표시 없이 빠져 있던 것을 원문대로 되살렸습니다. 발생 시기 표의 첫 행을 "1987. 7. 1. 이전"에서 "1987. 6. 30. 이전"으로 고쳐 다음 행과 겹치지 않게 했습니다. 예시의 만료 연도(2065년, 2110년, 2045년)는 다시 계산해 그대로 맞았습니다.
"곡은 살아 있는데 녹음은 죽는 경우" 예시가 1961년 녹음을 들고 70년을 그대로 대입해 2031년까지라고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글의 표가 1987년 7월 1일 이전 권리는 옛 법으로 개별 확인해야 한다고 적어 둔 것과 어긋납니다. 연장은 소급하지 않으므로 그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시를 1995년 음반으로 바꾸고, 왜 70년이 적용되는지를 함께 적었습니다.
세 절을 새로 넣었습니다. 1987년 7월 1일부터 1994년 6월 30일 사이에 발생한 저작인접권은 70년이 아니라 50년이라는 부칙 제4조 특례, 저작자를 모르거나 회사 이름으로 낸 음반에 적용되는 제40조·제41조, 그리고 70년이 언제부터 적용됐는지(저작재산권 2013년 7월 1일, 저작인접권 2013년 8월 1일)입니다.
요율과 규정은 개정됩니다. 무엇이 언제 달라졌는지 남겨둡니다.
업계 뒷얘기, 2주에 한 번
징수규정 개정이나 유통사 약관 변경처럼 놓치면 손해 보는 것만 골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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